<p></p><br /><br />[앵커]<br>얼마전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맞닿은 흑해 상공에서 미군 무인기가 러시아 전투기와 충돌해 추락했습니다. <br> <br>냉전 이후 처음 있는 일입니다. <br> <br>군사 강대국들의 정찰 활동이 부쩍 늘면서 일촉즉발의 상황이 반복되고 있습니다. <br> <br>세계를 보다, 김재혁 기자입니다.<br><br>[기자]<br> 창공을 비행하던 전투기가 적기와 마주하자 위협 비행을 하며 적을 교란시킵니다. <br> <br> 공중초계와 정찰 임무를 수행하다 벌어진 우발적 충돌로 숨 막히는 비행이 이어집니다. <br> <br>[현장음] <br>"아무 생각하지마, 그냥 해" <br> <br> 전투기들의 위협비행과 일촉즉발의 위기가 영화 속 이야기만은 아닙니다. <br><br>지난 14일 흑해 상공을 비행하던 미국 무인기 MQ-9 리퍼는 러시아 SU-27 수호이 전투기가 뿌린 연료 세례를 맞았습니다. <br> <br> 영상 송출이 잠시 끊긴 뒤 다시 보이는 화면에는 무인기 프로펠러가 손상됐습니다. <br><br> 정찰임무를 수행 중이던 리퍼가 바짝 접근하는 수호이 전투기와 충돌해 추락하는 초유의 사고로 이어졌습니다. <br><br> 상대를 향한 군사 초강대국들의 말폭탄도 이어졌습니다. <br> <br>[이고르 코나쉔코프 / 러시아 국방부 대변인] <br>"미국 무인항공기는 특수군사작전을 수행할 목적으로 우리 영공을 위반해 송수신기를 끈 상태에서…" <br> <br>[로이드 오스틴 / 미 국방장관] <br>"국제 영공에서 러시아 조종사들에 의한 공격적이고, 위험하고, 안전하지 않은 행동의 일부입니다." <br> <br> 양국이 핫라인을 가동해 다행히 확전은 피했지만 냉전 이후 처음 벌어진 충돌에 세계는 긴장했습니다. <br> <br> 영국과 독일 공군도 북대서양조약기구, 나토 영공에 접근한 러시아 전투기 등 넉 대를 몰아냈다며 아찔했던 당시 모습을 공개했습니다. <br> <br> 비슷한 상황은 남중국해 상공에서도 반복되고 있습니다. <br> <br> 미 초계기를 향해 공대공 미사일로 무장하고 150m 앞까지 달려드는 중국 전투기의 모습은 고스란히 미국 방송 화면에 담겼습니다. <br> <br>[중국군 경고 방송] <br>"여기는 PLA(중국 인민해방군) 공군이다. 중국 영공에 접근 중이다. 안전한 거리를 유지하지 않으면 방해를 받을 거다.“ <br> <br>정찰과 초계작전에서 벌어지는 영역싸움은 양측의 자존심까지 걸려 극단적인 위협으로 치닫기도 합니다. <br> <br>미국과 서방국들은 러시아 영공을 침범하지 않는 선에서 흑해에 전투기 정찰을 늘리고 있고, 중국이 영유권을 주장하는 남중국해에서도 비슷한 대치가 이어지고 있습니다." <br> <br> 1962년 쿠바 미사일 위기가 핵전쟁으로 확산되지 않은 것도 9백장 넘는 사진을 찍은 미 정찰기 U-2의 역할이 결정적이었던 만큼 군사강국들의 정찰기 활동은 끊이지 않습니다. <br><br>나토 영공 인근에 군용기를 보내고 있는 러시아에 맞서 지난 한 해 나토 공중 순찰대가 차단에 나선 사례만 모두 570차례. <br> <br> 나토 역시 흑해 상공에 전투기를 파견하며 경계 태세를 늦추지 않고 있다는 메시지를 러시아에 전달하고 있습니다. <br> <br> 러시아 북방 함대 소속 미사일 순양함과 공격 잠수함들도 냉전 종식 뒤 30여 년 만에 전술핵을 싣고 출항하고 있다는 보고서가 공개되기도 한 만큼, 정찰과 초계 작전 사이 팽팽한 긴장감은 고조되고 있습니다. <br> <br> 비행기술 발달과 함께 상공에서 펼쳐지는 쫓고 쫓기는 게임이 우발적 충돌과 확전으로 이어질 위험성은 더욱 커지고 있습니다. <br> <br>세계를 보다 김재혁입니다.<br><br>영상편집 : 정다은<br /><br /><br />김재혁 기자 winkj@ichannela.com